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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간수치 이름 유감

영어, 영문, 잉글리시가 한국의 공용어인가? 뭐 KBS, MBC, BTS 등 누구나 알만한 것은 영문자로 쓸 수도 있겠지만, 하지만 이걸 공문서에 써도 되나 의문이 든다. 왜 이런 생각을 하냐면 외국인의 경우 건강보험에 등록된 이름이 한글로 영문으로 섞여 있는 것을 ‘이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아서다. 예를 들어 ‘애슐리’나 ‘ASHLEY'처럼. 그래서 외국인등록증에 적혀 있는 이름을 그대로 조회 창에 입력해도 대상자가 아니라거나 ’주민등록번호나 또는 성함이 정확하지 않습니다‘라고 나오는 경우가 흔하다. 예전에는 이거저거 바꿔가며 한글로 영문으로 성만 이름만 넣어서 맞추면 무슨 복권 당첨된 기분이 들 정도였다. 요즘엔 그냥 공단의 담당 지사에 전화해서 물어본다.

 

건강검진에도 이해 안 되는 표기가 있다. 바로 일반 검진의 간기능 검사이다. AST, ALT, 그리고는 갑자기 감마지티피.

AST는 아스파테이트아미노전이효소, Aspartate Aminotransferase, 또는 혈청글루타민산옥살로초산트란스아미네이스, serum glutamic-oxaloacetic transaminaes. SGOT. 줄여서 그냥 GOT 또는 OT.

ALT는 알라닌아미노전이효소, Alanine Aminotransferase, 또는 혈청글루타민산파이루빈산트란스아미네이스, serum glutamic-pyruvic transaminaes, SGPT. 줄여서 GPT 또는 PT라 불렀고 합쳐서 ‘오티피티’했던.

감마글루타밀전이효소, Gamma-glutamyltransferase, γ-GTP, GGT. 근데 이 감마지티피는 또 그냥 감마지티피라고 쓴다.

복잡하다. 참고로 간암검진에 포함된 피검사는 혈청알파태아단백(AFP, α-fetoprotein, 알파피토프로테인)검사라고 쓴다.

검진실_블루스__책_작업.jpg

도대체 AST, ALT는 왜 그냥 AST, ALT라고 쓸까? 그것도 영문자로?

그냥 이름을 정하고 통하면 되지 않을까? 이름에 어원이 다 들어갈 필요가 있을까? 이를테면 아스파효소, 알라닌효소, 감마지효소? 아니면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아아’라 하듯 아스파테이트아미노전이효소는 아아전이효소??

 

의학 하시는 분들에게 부탁드린다. 쉬운 이름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읽고 쓰기 편한 말로 정해주십사하고 말이다.

아참, 간수치가 높게 나왔는데 어떡하냐고 전화 문의를 하시면 “에~ 그 간장 질환 칸 보시면 영어로 써 있잖아요. 네. 맨 위에 그 에이에스티라고, 그거는 다른 데가 그니까 뭐 근육에 이상이 있을 때도 올라갈 수 있다 그러구요, 두 번째 그 에이엘티는요, 특히 진짜 간에 이상이 있을 때, 그리고 마지막에 그 감마지티피는 뭐 기름진 식사를 해도 영향을 받는다는데… 암튼 원장님을 한 번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라고 되도록 짧게 마무리한다. 아는 게 없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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