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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화 부부란?

참 다정다감한 노부부이시다. 부인의 검진을 기다리는 동안 남편께서 이것저것 묻기도 하고 또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나는 이해가 안 가. 돈이 얼마나 든다고 검진을 안 받아 그래. 아는 사람이 얼마 전에 암이라 그러는 거야. 근데 80 평생을 검진 한 번 안 받았데요. 거 왜 그럴까? 검진이 뭐 치료하는 건가, 그냥 확인해 보는 거지. 돈이 들어도 확인해 볼 텐데 그러네그려.

그러게요. 미국에서도 평생 내시경 한 번 못 받고 죽는 사람도 많다는데, 2년에 한 번 나오는 검진만 받으셔도 나쁘지 않을 텐데요.

-그니까, 아니 자꾸 돈이 든다고 그러는데, 검진하는데 무슨 돈이 들어. 그래 봐야 만 몇천 원인데.

그렇죠.

-돈이 들어도 안 들게 하는 방법도 있지.

네? 좋은 거 있으면 가르쳐 주시죠. 하하.

-흐흐, 야메로 하는 거야.

예?…??

-나는 치과에서 치료를 깨끗하게 받고 틀니는 야메로 했어. 반값이면 되거든.

아아 네, 헤헤헤

-위에는 다 틀니고 아래는 이거 네 개 빼고.

… …

-이 사람이 귀가 안 좋아. 그래 같이 왔지. 나도 배고파. 이 사람 검진한다고 아침을 안 먹잖아. 나만 먹을 수 있나. 그래서 같이 굶었더니 아주 배가 고프네. 허허허…

아~, 하하. 네, 끝나고 맛있는 거 드셔야겠네요.

그렇게 검진을 다 하시고 오실 때처럼 다정한 모습으로 가시고 나서 또 다른 노부부가 오셨다.

 

-빨리 좀 오지.

-주차하고 오는 거 뻔히 보고서는 그랴!

-(사물함을 가리키며) 옷 여기다 같이 넣어요.

-모자를 밑에다 넣으면 어떡하누. 눌리잖아.

-잠깐인데 뭐 어때. 여기 소변 컵.

-올라오다 볼일 봤는데.

-아니, 검진받으러 오면서 화장실 갔다 오면 어떻게 해?

-나, 이거 참!

 

역시 세상에는 참 다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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