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오전 10시가 넘지 않았는데도 검진센터 안이 한가하다. 예약하신 분은 오지 않고 거기에 예약이 필요 없는 다른 검진을 받으러 오는 분도 유독 없는 날, 일 년 중에 몇 안 되는 그런 날이다. 좋게 말해 검진과 검진 사이에 여유가 생기는 날이다. 부인과에서 온 소변검사 컵을 병리실에 전하고 나오다가 문득 내시경검사실 쪽으로 고개가 돌려졌다. 거기엔 채혈을 마치고 진경제도 맞고 이제 내시경검사를 기다리는 000 님이 베드 위에 앉아계셨다. 조용하고 약간 어둑어둑한 내시경검사실 안에 별다른 표정 없이, 무심하게 검사를 기다리시는 모습이 왠지 쓸쓸해 보였다. 정말 아무 이유 없이 말이다. 그렇다고 내가 뭘 할 것도 없고 해서 그냥 접수대로 돌아와 앉았다.
⑥ 암검진 <공통 문진표>에 대하여
암검진으로 위내시경을 하든 분변잠혈검사를 하든 항목과 상관없이 작성하는 공통된 문진표가 있다. 물론 이 문진표도 내용은 전국 어디나 똑같다. 당연히 암과 관련된 질문들이다.
안녕하십니까?
신성식입니다.
오랜만에 제 소식을 전하게 되었네요.
저는 1차 항암 치료를 무사히 마치고 지금은 2차 항암 치료 중입니다.
2차는 1차와 달리 약물치료만 하고 있습니다. 1차 치료가 8월 23일 끝나고 9월 중순에 MRI를 찍어 경과를 살펴보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걱정해주시고 또 기운을 북돋아주신 덕분에 경과가 아주 좋습니다.
1차 치료 후, 그러니까 아직 2차 치료 계획이 확정되기 전, 나름 상태가 꽤 좋아졌을 무렵에는 10월에는 다시 ‘초음파의 신’을 그릴 수 있지 않을까 했습니다. 그런데 2차 치료 일정이 잡히고 한번에 6일 정도 입원 치료를 하게 되어 아무래도 당분간은 연재가 어려울 것 같아 이렇게 미리 독자 여러분께 양해 말씀을 드립니다.
치료 잘 받고 돌아오겠습니다.
그럼 남은 추석연휴에 잘 지내시구요. 다들 건강, 건승하시길 바랍니다.
10월 6일 정오, 춘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