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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화 체감과 현실 사이

두 달 전쯤 공단으로부터 작년에 발생한 분변잠혈검사 이중수검 1건에 대해 11,740원을 환수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러니까 한 분이 2018년 한 해에 같은 검진을 두 번 하신 것이다. 보통 연초에 일찍 검진하신 분 중에는 2, 3월 전후에 전국적으로 일괄 발송되는 건강검진 안내서를 받으면 ‘어라? 또 나왔네, 이게 진짠가?’ 등등 별다른 의심 없이 검진을 다시 하는 분이 종종 있다. 공단 사이트에서 대상자 조회를 하면 이미 받은 항목은 체크 또는 수검 완료로 표시되어 이중수검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먼저 검진한 기관에서 체크(또는 청구)를 하지 않거나 늦게 하면 나중에 열어본 기관에서는 당연히 안 받은 거로 알고 검진을 진행할 수도 있어서 위와 같은 사달이 나기도 한다. 그래서 주의하고 또 주의해서 줄이려고 노력은 하지만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아무리 조심해도 실수는 일어난다.

 

아무튼 이 일이 있고 나서는 분변만 가져오시는 분에 대해 더 신경이 쓰인다. 그런데 그 와중에도 그냥 놓고 가시는 분도 있으니 참 아무것도 아닌 일이 참 어렵기도 하다. 그러니 이 대목에서 다시 말씀드리지만, 분변잠혈검사(대장암)만 하시더라고 꼭 접수하고 문진표를 작성하시길 부탁드린다. 귀찮으시면 거기 있는 직원에게 그냥 도와달라고만 하셔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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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 님이 분변을 가져오셨고 오늘도 나는 접수하고 문진표 작성을 도와 드린다.

 

최근에 아무 이유 없이 갑자기 살이 빠진 적 있으세요?

(※원문: 최근 6개월 간 특별한 이유 없이 5㎏ 이상의 체중감소가 있었습니까?)

-아까 그랬잖어, 요새 괜히 힘들고 피곤하고… 그래서 살이 쫙 빠졌어.

그래서 얼마나 빠지셨는데요?

-얼만지는 잘 모르겠는데 암튼 많이 빠졌지.

전에는 몇 키로셨는데?

-55키로는 나갔지이.

지금은 몇 키로신데요?

-요즘은 통 안 재봐서 몰라.

…흠.

이쪽으로 오셔서 여기 신발 벗고 올라가서 저를 보고 서 주세요. 몸무게 좀 재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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