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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화 한 번씩 까줘야

-옻닭, 나중에 기회가 되면 꼭 드셔보쇼. 내가 옻이라면 이제 전문가가 다됐거든. 이게 말이오. 자주 먹을 거까지는 없고 그냥 생각날 때 한 번씩만 먹어주면 좋지. 옻이 좋은 거는 알지요?

글쎄요. 저는 잘…

-에~이, 그 옻칠. 상에 바르면 썩지를 않잖아. 사람들이 괜히 무서워서 그러는 건데 잘 하는 데서 먹으면 아무렇지도 않아요. 처음 먹으면 가려워하는 사람들이 있기는 한데 지나면 다 괜찮아.

-내가 20년을 먹었잖소. 이젠 옻나무만 딱 봐도 알거든. 좋은 건지 아닌 건지. 이게 말이요. 들어봐요.

-위벽을 까준다고.

…?

-위에 안 좋은 것들이 쌓이지 않소. 그걸 한 번씩 까줘야 한다니까. 옻으로 위벽을 깎는 거지.

-아, 병원에서 일하시니 잘 아시잖아, 맨날 사람들 위염으로 고생하는 거. 나쁜 게 계속 쌓이니까. 그걸 한 번씩 깎아줘야 하는 거거든.

-나는 봄가을로 까준다고. 너무 자주 하면 안 좋아. 이게 독이잖아, 독. 일 년에 두어 번이면 된다고. 잘 까주는 게 중요하지. 아무 옻나무나 쓰는 게 아니고. 적어도 6년 이상 된 거루다가…

 

대체 뭘 자꾸 까라고 그러시는지 아무튼 그렇게 깎기와 까기의 경계에서 한동안 옻나무에 대한 말씀, 위벽을 깎아야 한다는 말씀을 들어야했다, 내시경 검사를 하러 가시기 전까지 말이다. 그리고 잠시 뒤에 위 내시경 검사를 마치고 나오셨다. 내가 무엇이 궁금할지는 뻔하다. 출력된 위내시경 결과기록지를 펴보았다.

…생략

관찰소견

주요병력 및 특이사항: 없음

사용약제: 진경제(+) 진정제(-) 생검(-) 합병증(-)

위내시경 소견: 식도-역류성식도염 소견

                       위- 미란성 위염 소견

                       십이지장-특이소견 없음

 

판독: 역류성식도염 LA class A 및 미란성 위염 전정부

 

권고사항: 투약권고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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