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오전 10시가 넘지 않았는데도 검진센터 안이 한가하다. 예약하신 분은 오지 않고 거기에 예약이 필요 없는 다른 검진을 받으러 오는 분도 유독 없는 날, 일 년 중에 몇 안 되는 그런 날이다. 좋게 말해 검진과 검진 사이에 여유가 생기는 날이다. 부인과에서 온 소변검사 컵을 병리실에 전하고 나오다가 문득 내시경검사실 쪽으로 고개가 돌려졌다. 거기엔 채혈을 마치고 진경제도 맞고 이제 내시경검사를 기다리는 000 님이 베드 위에 앉아계셨다. 조용하고 약간 어둑어둑한 내시경검사실 안에 별다른 표정 없이, 무심하게 검사를 기다리시는 모습이 왠지 쓸쓸해 보였다. 정말 아무 이유 없이 말이다. 그렇다고 내가 뭘 할 것도 없고 해서 그냥 접수대로 돌아와 앉았다.
⑥ 암검진 <공통 문진표>에 대하여
암검진으로 위내시경을 하든 분변잠혈검사를 하든 항목과 상관없이 작성하는 공통된 문진표가 있다. 물론 이 문진표도 내용은 전국 어디나 똑같다. 당연히 암과 관련된 질문들이다.

129화 마스크
마스크! 잘 쓰고 계신가요?
한동안 줄어들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일일 50명 안팎으로 늘어났네요. 그렇게 집요하게 검사하고 추적해도 잡히지 않는 것을 보면 정말 이 코로나는 참 대단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결정적인 해결책이 아직은 없어서 마스크 쓰기와 손 씻기, 거리 두기를 그냥 일상으로 받아들이는 것 말고는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네요. 그렇게 일상이 되고 거기에 또 적응하다 보니 나름 요령도 하나둘씩 생기실 텐데요. 그중에 마스크, 저는 요런 식으로 쓰고 있습니다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