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화 상대적 청력?

-저기 오늘 청력 검사도 하지요?

네?

-아니, 이 사람이 말귀를 못 알아들어가지고 귀가 먹었나 안 먹었나 좀 보고 싶어서요.

-아, 이 사람 참. 다 들린다고.

-근데 왜 말귀를 못 알아 먹냐고?

-안 들리는 척하는 거지.

-왜 안 들리는 척하는데?

-듣기 싫으니까 그렇지.

-듣기가 싫어서 들리는데 안 들리는 척한다고?

-그래, 다 들려, 들린다고. 멀쩡하다니까.

-일단 함 검사해보자고.

-그래 해봐. 거 검진할 때 청력검사도 있죠?

네.

 

그렇게 접수를 하고 소변을 받아오시고 나서도 계속 옥신각신하신다. 키 몸무게를 재고 청력 검사 차례. 보통은 세 번 정도 테스트를 하는데 가뜩이나 요즘 <검진실 블루스>의 소재가 바닥나서 고민이었던 나는 신이 나서 네 번, 다섯 번 신중하게 소리를 줄여나갔다. 게다가 000 님이 기대 이상으로 청력이 좋으셔서 긴장감은 한층 고조되었고. 000 님이 들을 수 있는 가장 작은 소리로 맞추고 난 뒤 이제는 자리를 바꿔 보호자에게 헤드폰을 씌워 드렸다.

 

보셨죠? 여기까지 들으셨던 거. 고대로 들려드릴게요.

자, 지금. 어느 쪽이 들리세요? 지금은?

-안 들리는데.

 

-이걸 들었다고?

-그래, 나 귀 안 먹었다니까.

000 님이 흉부엑스레이를 찍으러 가신 사이 보호자께서 물어보신다.

 

-근데 왜 집에서는 못 듣는 걸까요? 진짜로 안 들리는 척하는 건가…

글쎄요. 그쪽은 제가 잘 몰라서… 그게 그냥 상대적으로다가 안 들리시는 게 아닐까요?

-그러게요. 그러고 보니 정말 그럴 수 있겠네. 허허.

 

 

 

※일반건강검진의 청력 검사 '정상' 판정 기준은 40㏈이다. 즉, 40㏈보다 작은 소리를 듣지 못하면 ‘난청 질환 의심’이다. 대체로 나이가 들수록 청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어린이, 청소년은 들을 수 있는 소리를 40대만 지나도 못 듣는 경우도 흔하다. 일반검진의 청력 검사는 기본적이고 단순한 검사이므로 이상의 원인을 알 수는 없다. 따라서 처음으로 난청 의심 판정을 받거나 정상 판정이더라도 뭔가 불편하시다면 이비인후과를 이용하시는 것이 바람직하다.   (※소음의 크기←누르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