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오전 10시가 넘지 않았는데도 검진센터 안이 한가하다. 예약하신 분은 오지 않고 거기에 예약이 필요 없는 다른 검진을 받으러 오는 분도 유독 없는 날, 일 년 중에 몇 안 되는 그런 날이다. 좋게 말해 검진과 검진 사이에 여유가 생기는 날이다. 부인과에서 온 소변검사 컵을 병리실에 전하고 나오다가 문득 내시경검사실 쪽으로 고개가 돌려졌다. 거기엔 채혈을 마치고 진경제도 맞고 이제 내시경검사를 기다리는 000 님이 베드 위에 앉아계셨다. 조용하고 약간 어둑어둑한 내시경검사실 안에 별다른 표정 없이, 무심하게 검사를 기다리시는 모습이 왠지 쓸쓸해 보였다. 정말 아무 이유 없이 말이다. 그렇다고 내가 뭘 할 것도 없고 해서 그냥 접수대로 돌아와 앉았다.
⑥ 암검진 <공통 문진표>에 대하여
암검진으로 위내시경을 하든 분변잠혈검사를 하든 항목과 상관없이 작성하는 공통된 문진표가 있다. 물론 이 문진표도 내용은 전국 어디나 똑같다. 당연히 암과 관련된 질문들이다.
142화 암검진이란 또 무엇인가? -8-폐암
※142화에 들어가기에 앞서 미리 말씀드려야겠다. 폐암검진에 대해서는 솔직히 잘 모른다. 다른 검진은 직간접적으로 보고 듣고 하면서 쌓인 경험으로 뭐라도 드릴 말씀이 있었는데… 내가 일하는 곳에서는 폐암검진을 하지 않기 때문에 아는 게 없다. 해서 가능하면 잔소리는 빼고 건강검진 실시 기준에 근거해서 소개한다.
⑫ 폐암검진에 대하여
폐암검진의 연령은 만 54세~74세로 한정되어있다. 기간뿐만 아니라 대상도 선별한다. 대상은 폐암 발생 고위험군. 폐암 발생 고위험군이란 ‘30년갑(하루 평균 담배 소비량(갑)×흡연기간(년)) 이상의 흡연력을 가진 자’를 말한다. 하루 2갑이면 15년, 3갑이면 10년이 '30년갑'이다. 그럼 이 흡연력은 어떻게 알아내느냐? ‘해당연도 전 2년내 일반건강검진(생애전환기건강검진 포함)의 문진표로 흡연력과 현재 흡연 여부가 확인되는 자’와 ‘건강보험 금연치료 참여자 중 사업참여를 위해 작성하는 문진표로 흡연력이 확인되는 자’이다.
검사 방법은 ‘저선량 흉부CT’, 방사선 피폭량이 일반 흉부CT에 비해 5분의 1~10분의 1 수준이다.
폐암은 암사망률이 매우 높아서 5년 생존율이 20%를 넘지 못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하지만 조기에 발견하면 생존율을 70% 정도로 높일 수 있다고 한다.
“일반검진에서 흉부엑스레이를 매번 찍는데 그걸로 안 되나?”
일반적으로 폐, 기관지, 심장, 늑막 등과 흉부의 뼈를 볼 수는 있지만, 폐암 조기 진단에는 도움이 별로 안 된다. 흉부엑스레이에서 의심되거나 보일 정도면 이미 상당히 진행되었다는 의미.
끊으라고, 끊으라고 하는데 그걸 피워서 암에 걸리는 것까지 아까운 예산을 써야 하나… 지적하시는 분도 많다. 꼭 그래서만은 아니겠지만 다음과 같은 결과 통보서가 하나 더 따라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