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오전 10시가 넘지 않았는데도 검진센터 안이 한가하다. 예약하신 분은 오지 않고 거기에 예약이 필요 없는 다른 검진을 받으러 오는 분도 유독 없는 날, 일 년 중에 몇 안 되는 그런 날이다. 좋게 말해 검진과 검진 사이에 여유가 생기는 날이다. 부인과에서 온 소변검사 컵을 병리실에 전하고 나오다가 문득 내시경검사실 쪽으로 고개가 돌려졌다. 거기엔 채혈을 마치고 진경제도 맞고 이제 내시경검사를 기다리는 000 님이 베드 위에 앉아계셨다. 조용하고 약간 어둑어둑한 내시경검사실 안에 별다른 표정 없이, 무심하게 검사를 기다리시는 모습이 왠지 쓸쓸해 보였다. 정말 아무 이유 없이 말이다. 그렇다고 내가 뭘 할 것도 없고 해서 그냥 접수대로 돌아와 앉았다.
⑥ 암검진 <공통 문진표>에 대하여
암검진으로 위내시경을 하든 분변잠혈검사를 하든 항목과 상관없이 작성하는 공통된 문진표가 있다. 물론 이 문진표도 내용은 전국 어디나 똑같다. 당연히 암과 관련된 질문들이다.
139화 암검진이란 또 무엇인가? -5-간암
⑨ 간암검진에 대하여
간암검진도 만 40세부터 시작이다. 하지만 위암검진처럼 모두가 검진 대상은 아니다. 그럼 대상자는 누구? 다른 연령에서는 없고 딱 한 번 ‘만 40세’ 일반검진에서만 하는 B형간염검사에 그 단서가 있다.
예전에는 ‘보균자’로 많이 불렸던 ‘B형간염검사 결과 양성’, 즉 B형간염 바이러스 보유자가 대표적인 간암검진 대상이다. 거기에 더해서 해당 연도 전, 그러니까 검진 전 최근 2년간 ‘간암고위험군’으로 분류된 분들도 들어간다. 여기에서 간암고위험군이란 구체적으로 간경변증, B형간염 바이러스 항원 양성, C형간염 바이러스 항체 양성, B형 또는 C형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만성 간질환 환자를 말한다.
간암검진의 검사 방법은 간초음파검사와 AFP(혈청알파태아단백)검사이다. 다른 암검진과 달리 해당 연도 상반기, 하반기 총 2회 검진할 수 있다. 금식이 필수.
보통 ‘복부초음파’로 불리는 이 검사는 간, 신장에 췌장, 담낭, 비장 등 평소에 보기 힘든 장기를 같이 관찰할 수 있다. 필요 없는 검사를 부추긴다고 하실 수도 있지만, 가성비가 뛰어난 검사라고 해야 할까 암튼 검진하실 때 한 번쯤 추가해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물론 간암검진 대상자가 아니면 자부담, 내 돈을 내야 한다.
질병관리청(당시 질병관리본부) 주관으로 2020년 9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1964년생(만 56세) 중 미수검자를 대상으로 하는 ‘C형간염 시범사업’이 진행되기도 했는데 건강검진으로 확대될지는 미정이다.
<계속> 다음은 ⑩ 유방암검진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