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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화  아~악, 12월

어제 월요일은 올해, 아니 요 몇 년을 통틀어 나에게 가장 바빴던 하루였다고 단언할 수 있겠다. 함께 일하는 두 분 선생님이나 원장님이 11월, 12월에는 무척 바쁠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정말이지 이럴 줄은 몰랐다. 문 여는 시간부터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몰려들기 시작한 수검자는 거의 12시가 되어서야 썰물이 빠지듯 소리 없이 줄어들었다. 특히 절정에 이른 그러니까 8시 반부터 11시까지 두 시간이 좀 넘는 동안은 잠깐의 틈은 고사하고 가만히 서 있기가 힘들 정도였다.

 

수검자가 몰릴수록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실수가 나오기 시작했다. 날짜를 빼먹는 건 일도 아니었다. 주민번호를 누락하고 소변을 받는 종이컵을 드리지 않거나 오더도 엉뚱하게 넣었다. 실수가 반복되니 더 굳어지고 도망치고만 싶었다. 그렇게 접수 자체가 느리다 보니 내가 접수대에 있는 동안 검진은 더욱 느려졌다. 그렇다고 모든 것은 박 샘이나 문 샘에게 맡길 수도 없다. 이분들은 피를 뽑거나 엑스레이를 찍어야하기 때문이다. 어차피 해야 되는 일이니 하기는 하지만 내가 워낙 느리니 원. 답답하신지 대신 접수를 하신다. 그럼 그만큼 또 다른 일이 밀린다. 난감하다. 어쩌다가 ‘수면이오’ 소리를 듣고 내시경실로 뛰어 들어가야 한숨 돌릴 정도니 할 말을 다했다. 그런 오전을 겪고 나니 오후에는 그저 멍하니 멀미를 가라앉히기 급급하다.

왜 제일 바쁜 12월에 오시는 걸까? 고민을 해봤다. 생각해보니 나 역시 은행에 매달 말일 젤 바쁜 시간에 간 적이 많고 제일 바쁜 시간에 전철을 탄 적도 많으며 제일 붐비는 점심시간에 식당에 갔었다. 아! 검진 받는 분들께 바쁜 시간을 피해달라고 말할 처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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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성격이 달라서 내가 해왔던 만화작업과 비교하기는 뭐하지만 내가 지금까지 이렇게 바쁘게 정신없이 작업을 했었나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마감에 쫓겨 세상이 망했으면 했던 적은 꽤 있었다. 아무튼 나는 요즘 가장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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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뒤)

나는 지난주에 가장 정신없는 날들을 보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더 바쁜 이번 주’를 보내고 있다. 아아~악!

 

아, 말일이 기대된…다가 아니라 그냥 생각을 안 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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