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화 그럼 나도

프로포폴, 요즘에야 별 얘기가 없는데 한동안은 참 많이도 뉴스에 오르내렸던 약의 이름이다. 마이클 잭슨을 죽음에 이르게 했고, 그 하얀 빛깔 때문에 ‘우유 주사’로도 불리며 중독성이 있다, 없다 말이 많은 바로 그 약. 수면위내시경이나 성형시술을 할 때 주로 사용한다는 약. 특유의 순간적인 수면 유도, 푸~욱 잔 느낌, 깰 때의 약간 알딸딸한 기분 등으로 피로 회복 주사로 오용되기도 했고 사건, 사고도 적지 않아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엄격하게 관리되는 약이다. 그렇더라도 검진센터에서 수면위내시경을 할 때는 여전히 잘 쓰이고 있다. 이만한 약이 없기 때문이다.

 

수면대장내시경을 할 때 많이 쓰이는 미다졸람이 얕고 길~게 자도록 하는데 비해 포폴은 깊고 짧게 수면을 유도한다. 해서 검사가 끝나고 5분, 10분 정도면 의식이 돌아온다. 빨리 끝내고 가는 게 좋지 않은가. 다만 수면은 비급여 항목이라서 따로 비용이 든다. 검진센터마다 다르겠지만 내가 일하는 이곳에서는 대략 100명 중 50명에서 55명 정도가 일반, 나머지는 수면으로 반이 조금 안 되는 것 같다. 뭐가 더 나은 검사냐고 궁금해하시는데 검사 방법은 똑같고 다만 깬 상태에서 하느냐, 자면서 하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근데 그 차이가 의외로 크다. 의식이 없으니 고통의 기억도 없고 기억이 없으니 힘들고 뭐고 이런 게 없다. 돈의 힘이랄까?

 

그전에 위내시경 검사를 받아보신 분도 있겠지만 만40세부터 위암검진이 나오니까 그때 처음 하게 되는 수검자가 많다. 많이 힘드냐고 물어보시는데 사람이 다 다르듯이 참는 정도도 사람마다 다르다. 내가 할 수 있다고 해서 누구나 할 수 있는 것도, 내가 어렵다고 남들도 어려운 게 아니라서 딱 부러지게 대답하기가 어렵다. 위내시경검사 시간은 1분 30초에서 2분 정도. 이 시간이 어떤 이에게는 참을 만하게 짧지만, 또 다른 이에게는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고통스럽고 길다. 그런데 무슨 검사든 첫 검사가 힘들면 나중에 그 검사가 꼭 필요할 때 피하게 되는 경향이 있어서 되도록 첫 검사는 편하게 경험하는 게 낫다는데 적절한 얘기 같다. 둘 다 경험을 해봤다면 고민도 생긴다. 편하긴 한데 돈이 들고 일반으로 하자니 힘들고…

 

편하시죠? 그래서 수면으로 하시지요.

일반으로 해보시고 도저히 못 하겠다 싶으시면 다음엔 수면으로 하세요.

잘하셨네요, 참을 만하시죠? 그 돈으로 저녁에 맛있는 거 드세요.

 

이런 대사로 그때그때 넘기기는 하는데 그래도 무엇으로 할지 모르시겠다면 다음과 같은 경우가 가끔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