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화 몰라서 못 하나?

일반검진 결과 흔하게 지적되는 항목이 '신체활동 부족'이다. 그도 그럴 것이 20, 30대는 아직 건강에 이상이 생길 정도는 아니라서, 40, 50대는 뭔가 조금씩 삐걱대는 걸 느끼지만 먹고 살기 바빠서, 60대부터는 시간은 있는데 관절에 문제가 있고 기력이 딸려서 등등. 사실 운동의 중요성이야 모르는 분이 없어서 말해봐야 잔소리가 될 정도니까.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는 활동량이 많음에도 건강의 적신호가 보이는 경우도 있다.

 

오늘 ‘채용 건강 검진’을 받으러 오신 000 님은 전통무술 사범님이시다. 언뜻 보기에도 총기 있는 눈에 땀을 많이 흘려 튼튼해 보이는 피부와 유연하면서도 단단해 보이는 몸집, 표정도 밝고 적당한 자신감에 여유까지 매우 건강해 보이는 분이다. 단, 배가 약간 나와 있다. 배가 말이다.

 

지금은 바로, (검진센터에) 올라 오신지가 얼마 안 되어서 혈압이 약간 높게 나올 수도 있거든요. 높게 나오면 이따가 다시 한번 재 볼게요.

-네 그러세요. 근데 제가 원래 좀…

지금은 말씀하지 마시고 가만히 계세요. 지잉이이잉~ ~~~~ 푸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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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압이 높게 나왔네요. 혈압은 잴 때 마다 달라서…… 뭐라 뭐라(설명)

-제가 혈압이 좀 있어요. 게다가 요즘 술을 많이 먹어서…

흉부 엑스레이를 찍고 채혈도 하고 나서 한참을 앉아 있다가 다시 혈압을 쟀다.

지잉이이잉~ ~~~~ 푸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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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니까 술도 잘 들어가리라. 몸이 좋으니 술도 얼마나 잘 받겠나. 게다가 땀 흘리며 고되게 운동하고 나서 마시는 술맛은 더욱 좋을 테고. 운동을 오래 하신 분 중에 배가 나온 분이 꽤 많다. 왜 그럴까? 당연히 먹은 것과 소비되는 것의 차이, 즉 움직이는 양보다 드신 양이 더 많아서 그럴 것이다. 무술지도를 계속 잘 해주시기 위해서라도 술 좀 줄이시고 혈압약도 드시라고 말씀드리려다가 오늘도 마음의 소리를 들었다.

 

그걸 누가 몰라서 못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