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메디툰에서 <초음파의 신>과 <검진실 블루스>를 연재하고 신성식입니다. 특히 박성진 원장과 함께 만들고 있는 <초음파의 신>은 많은 분이 재미있게 보고 계십니다. 다시 한번 고맙다는 말씀을 전해드립니다. 그런데 며칠 전…이라고 해봐야 엊그제네요, 업데이트 소식 대신 갑자기 휴재를 알리게 되었습니다. 먼저 독자 여러분께 죄송한 마음을 전하며 그래도 그간의 사정을 말씀드리면 너그럽게 봐주시지 않을까 해서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제가 비인두암 3기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작년 가을부터 비염이 더 심해지고 간혹 한 쪽 귀가 먹먹해지는 경우가 잦아졌습니다. 그리고 몇 달 전부터는 그 귀에 물이 차서 꽉 막혔습니다. 해서 이비인후과 진료를 계속 받아오다가 대략 2주 전에 비인두암 의심(R/O NPC, nasopharyngeal cancer) 진단을 받았습니다. 다음날 진료의뢰서를 들고 연결해주신 대학병원으로 가서 조직검사, 혈액검사를 하였습니다. 나흘 뒤 그러니까 그다음 주 수요일에 CT를 찍었습니다. 그 결과 그제 수요일 오전에 비인두암 확진을 받았습니다. 당일 오후 입원 후 다시 CT, MRI, PET-CT 등의 검사로 전이 여부 등을 관찰하였습니다. 그사이 이비인후과에서 혈액종양내과로 옮겨졌고 치료 계획을 잡고 어제 오후 8시 30분경 일단 퇴원하였습니다.

 

이렇게 자세하게 말씀드리는 이유는 제가 지금까지 해온, 들쑥날쑥한 불안한 마감 때문입니다. 공지를 보시고 ‘이 인간이 또 마감을 못 했군’이라고 생각하실까 봐… 아 물론, 실제 마감을 했더라도 아마 독자 여러분 예상보다 더 늦었을 것 같기는 합니다만 말입니다. 그래서 불가피하게 2개월 정도 휴재를 하게 되었습니다.

 

의심부터 확진 또 추가검사를 하는 동안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중에는 당분간 마감 때문에 밤새울 일이 없어진 점에 대한 안도부터 한동안 정지될 메디툰 일정, 어그러진 계획에 대한 아쉬움, 이건 또 뭘까, 뭘 잘못했나 싶은 나 자신, 그리고 가장 가슴 아플, 사랑하는 가족에 대한 미안함(ㅠㅠ) 등등 말입니다.

 

그런데 제가 게으르지만, 창작을 하는 사람 같기는 합니다. 문득 검사 와중에 이왕 이렇게 된 거 투병일기를 연재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만화 작업은 어렵더라도 간단한 삽화나 짤막한 글로 치료 과정을 올리는 건 가능하지 않을까, 그럼 비슷한 일로 고생하시는 분, 이른바 ‘1인1암 시대’에 앞으로 겪게 될 분, 그리고 그 가족과 함께 메디툰 사이트의 취지대로 어려운 의학, 의료의 ‘당의정’ 역할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등등.

 

다만 실제로 어떻게 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과정 중간에 작업이 가능할지 아니면 일단 5~6주 치료가 끝나고 추스르는 동안 정리할지 말입니다. 당연히 처음 겪는 일이고 방사선 치료와 약물화학요법 과정이 쉽지 않다고 들었기 때문입니다. 혹여 바람대로 잘 안 되더라도 한 번 더 양해해주시리라 믿고 이글을 정리하겠습니다.

 

 

 

건강하게 다시 찾아뵙기를 소망하며 춘천에서,

 

2017년 6월 23일.

신성식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