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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화  쌤통이네요

정말 필요 없으시다구요?

-안 해도 된다고 그랬다니까요. 그냥 이것만(혈액, 소변, 흉부촬영) 있으면 된다고 했다구요.

아닐 텐데. 뭔가 채용검진 같은 양식이 필요할 텐데. 한 번 더 확인해 보시죠?

-이것만 하면 된다 그랬어요. 딴 거는 필요 없다고.

후~(한숨), 네에~. 그러시면 뭐…

 

나중에 오셔서 채용검진(신체계측)을 해야 했다는 말씀은 하지 마시라는 얘기가 목구멍까지 올라왔다.

 

이게 어제 일이다. 그리고 이 대화의 주인공 000님이 오늘 다시 오셨다. 내가 어제 그렇게 강조한 키, 몸무게, 시력 등 신체 계측, 즉 채용검진을 하시러 말이다.

 

-짜증 나 죽겠어요. 몇 번을 왔다 갔다 하는 거야.

어제 제가 그랬잖아요. (신체 계측을) 하셔야 될 거라고.

-거기서 필요 없다고 그거(혈액, 소변, 흉부촬영)만 하면 된다고 그랬다니까요.

이상하더라니까. 이런 거 하려면 채용검진 양식으로 해야 할 텐데 안 하신다 그래서.

-그니까요. 아, 이게 뭐야. 시간 버리고…

23-08 내말이 맞.jpg

거봐요. 제 말이 맞잖아요. 그 때 확인해 보시라고 했을 때 확인하시지. 참 쌤통이네요…라고 차마 말씀은 못 드렸다. 왜냐면 무례한 걸 떠나서 000님의 말씀으로 판단해 보건대 어제 확인을 했어도 그 담당자는 똑같이 필요 없다고 했을 가능성이 훨씬 크기 때문에.

 

다 지난 일이니 어쩔 수 없죠, 뭐. 그냥 하셔야지. 거 참, 허허허…

-참나, 흐흐흐…

 

생각할수록 좀 웃겼다. 000님도 내려놓고 웃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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