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화 고치기

채용검진표를 다 써서 새로 프린트하려니 검진표 안의 ‘가슴둘레’가 눈에 거슬린다. 이제 더는 쓰지 않는 ‘가슴둘레’는 화이트로 지우거나 볼펜으로 두 줄 박박 그어 썼는데 번거롭고 지저분했다. 그때마다 원본 파일을 수정해야지 했다가 바쁘다고 미뤘다. 보통 50장씩 뽑는데 이번에는 마침 프린트 토너도 갈 때가 되었다. 새 걸 끼우고 인쇄를 누르려니 이젠 바꾼 토너가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에이 씨~.

 

검진이 뜸한 틈을 타서 후다닥 작업실에 올라가 파일을 열고 가슴둘레 칸을 날리고 저장, 클라우드에 올리고 검진센터에 내려와 다운로드, 50장을 뽑았다. 근데. 이왕 수정한 김에 전반적으로다가 칸 배치, 크기 등등 더 예쁘게 할 걸 싶었다. 나중에? 아니다. 다시 후다닥 올라가…

 

권 쌤, 이거 어때요? 쌤 말대로 키, 몸무게, 허리둘레를 한 줄에 넣었는데…

-괜찮네요. 근데, 아래 비고란이 너무 큰 거 아니에요?

그런가? 추가 검사 같은 거 쓸 때 넉넉하라고 키웠는데. 그럼 차라리 이름, 생년월일, 차트 번호, 요쪽을 키울 걸 그랬나? 그래 하는 김에…!

다시 수정해서 50장을 또 뽑았다. 근데 이번엔 이름, 차트 번호, 생년월일의 칸 순서가 마땅찮다. 게다가 생년월일 칸도 너무 길고.

 

-차트 번호랑 생년월일을 한 줄에 넣고 이름 칸을 길게 따로 두는 게 낫지 않아요? 외국인 이름 쓸 때는 칸이 모자라서…

아, 그르네! 맞네!

다시 올라가 수정, 50장을 뽑았다.

 

흠… 근데, 차트 번호랑 생년월일 칸을 바꾸는 게 낫겠는데? 왠지 어색한데?

-에이, 그냥 써요…

(후다닥)

 

다시 수정, 또 뽑았다. 괜찮다. 이제 프린트한 걸 정리한다. 이런! 올해는 더 안 뽑아도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