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화 안 나오는데

지금 시간은 오전 11시.

 

오늘 첫 번째로 오신 000 님이 여전히 검진센터에 계신다. 출근길 엘리베이터에서 뵈었는데 아직도 귀가를 못 하셨다. 이유는 간단하다. 아직 소변을 받지 못하신 것이다. 벌써 물을 몇 잔을 드셨는지. 이제 더는 물을 드시라는 말은 못 꺼내겠다. 000 님은 아침 7시에 검진센터에 도착하셨다. 7시라니. 8시 30분에 문을 여는데. 검진센터는 당연히 잠겨 있는 시간이다. 8시 40분에 위 내시경, 검진을 예약하신 분인데 일찍 오셔도 너무 일찍 오셨다. 게다가 전날 오후 5시 이후로는 아무것도 드신 게 없으시단다. 심지어 물도 안 드셨다고. 아~

소변을 못 받아서 고생 아닌 고생을 하시는 분이 그렇게 드물지는 않다. 다른 검진을 다 하고 이제 식사도 하셔야 하는데 소변을 받지 못해서 가지도 못하고 계시니 본인이나 옆에서 지켜보는 나나 답답하고 안타깝기는 마찬가지다. 해서 설명해 드릴 수 있는 기회만 있으면 꼭 하는 대사가 있다.

 

금식을 하시라고 하면 꼭 물도 안 드시는데 그러지 마시고 주무시기 전에는 물을 드셔도 돼요. 대신 아침에 일어나서 여기 오실 때까지는 아~무 것도 드시지 말구요.

11시 40분, 검진센터 문이 열리고 000 님이 소변컵을 들고 오셨다.

 

받으셨어요? 아이고 고생하셨네.

안녕히 가세요.

-예. 가요.

 

번거롭게 다시 나오실 필요가 없으니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