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화 궁금한 게 많아

문의 전화를 받았다. 이것저것 설명을 해드리고 나서 예약이 밀려 있다고 덧붙였다. 지금 속이 너무 쓰려 급한 것이지 몇 주 뒤면 소용없다고 어떻게 안 되겠냐고 통사정을 하신다. 그렇게 아프시면 빨리 원장님을 만나야 하지 않겠냐고 말씀드렸다. 본인 원해서 하는 건데 꼭 만나야 하냐고 되물으신다. 적당한 대답을 찾다가 예약시간표를 보니 마침 40분 뒤의 한 자리가 비어있었다. 급히 오실 수 있는지 여쭤봤다. 아침도 안 먹었고 불과 10분 거리라신다. 많이 아픈데 어쩌겠냐고 어서 오시라고 했다.

 

-그거 건강 검진으로도 되죠?

그럼요. 해당되는 검사는…

-해당되는 검사도 다 받을 수 있나요?

네, 가능합니다. 그 말씀을 드리려던 참인데.

-해당되는 거는 다 한다 그 말이죠? 그럼 지금 바로 갈 테니까 000이 간다고 미리 얘기해 주세요.

네에? 그게…여보세요? (뚜뚜뚜)

 

진짜 급하시나 보다. 남겨주신 성함으로 조회를 했다. 어, 여성분이네. 전화는 남자분이 하셨는데.

정말 10분 뒤에 000 님이 오셨다. 역시 여성분. 뒤에는 보호자가 계시다.

 

아, 좀 전에 전화 주셨던?

-네에. 내가 전화를 했지요.

아, 네에. 그래도 다행이네요, 부인께서 많이 아프신가본데… 빈 시간이 있어서.

 

000 님이 잠깐 남편을 흘겨보신다. 그때부터 매우 많은 질문과 답이 오갔다. 전화는 예고편이었다. 궁금한 게 참 많은 분이다.

세세하게 확인 또 확인하시고 따로 본인의 건강 검진 예약까지 하셨다. 검진을 알차게 잘 이용하신다랄까. 문제는 대하는 입장에서 약간 피곤하다는 거. 정말 약간, 아주 약~간! 하지만 누가 좀 도와줬으면 하는 맘이 들었다. 그런데 주위엔 아무도 없다. 그러고 보니 아까부터 다른 선생님들이 안 보였다. 내시경실에서, 병리실에서, 방사선실에서 안 나오고 계시다. 아까부터!

 

계속 묻고, 똑같은 것도 또 물어보는 남편과 건강해 보이는 부인. 답하다 지치는 나.

 

‘근데 정말 많이 아프신 거 맞으세요?’라고 물을 용기는 끝내 못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