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오전 10시가 넘지 않았는데도 검진센터 안이 한가하다. 예약하신 분은 오지 않고 거기에 예약이 필요 없는 다른 검진을 받으러 오는 분도 유독 없는 날, 일 년 중에 몇 안 되는 그런 날이다. 좋게 말해 검진과 검진 사이에 여유가 생기는 날이다. 부인과에서 온 소변검사 컵을 병리실에 전하고 나오다가 문득 내시경검사실 쪽으로 고개가 돌려졌다. 거기엔 채혈을 마치고 진경제도 맞고 이제 내시경검사를 기다리는 000 님이 베드 위에 앉아계셨다. 조용하고 약간 어둑어둑한 내시경검사실 안에 별다른 표정 없이, 무심하게 검사를 기다리시는 모습이 왠지 쓸쓸해 보였다. 정말 아무 이유 없이 말이다. 그렇다고 내가 뭘 할 것도 없고 해서 그냥 접수대로 돌아와 앉았다.
⑥ 암검진 <공통 문진표>에 대하여
암검진으로 위내시경을 하든 분변잠혈검사를 하든 항목과 상관없이 작성하는 공통된 문진표가 있다. 물론 이 문진표도 내용은 전국 어디나 똑같다. 당연히 암과 관련된 질문들이다.
137화 암검진이란 또 무엇인가? -3-위암
※다시 말씀드리지만 여기서 다루는 것은 ‘검진’이지 만성질환이나 암 자체가 아니다.
⑦ 위암검진에 대하여
위암검진은 만 40세부터 2년마다 나온다. 다른 암검진은 검사 방법이 하나라서 선택의 여지가 없다. 반면에 위암검진은 위내시경과 위장조영촬영 중에서 고를 수 있다. 검사를 위해서는 금식이 필수. 위암검진이라서 글자 그대로 위만 본다고 떠올리기 쉬운데 실제로는 식도, 위, 십이지장 일부를 관찰한다.
위 그림은 가장 단순한 비교이고 상대적이다. 심지어 조영제를 먹는 게 더 불편하다는 분도 있고 눈 하나 깜빡 안 하고 내시경을 하는 분도 있다.위장조영촬영검사의 는 5,600원 안팎이고 역시 조영제의 양, 찍는 방식, 휴일 등에 따라 차이가 있다.
검사의 결과를 기록하고 보관하는 <검진 결과 기록지>는 수검자가 자세히 볼 기회는 별로 없다. 하지만 나처럼 검진센터에서 일한다면 거의 끼고 살다시피 한다. 이 기록지를 보면 검사의 특징과 도대체 이 검사로 무엇을 찾으려고 하는지 볼 수 있는데 이 기회에 살짝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