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오전 10시가 넘지 않았는데도 검진센터 안이 한가하다. 예약하신 분은 오지 않고 거기에 예약이 필요 없는 다른 검진을 받으러 오는 분도 유독 없는 날, 일 년 중에 몇 안 되는 그런 날이다. 좋게 말해 검진과 검진 사이에 여유가 생기는 날이다. 부인과에서 온 소변검사 컵을 병리실에 전하고 나오다가 문득 내시경검사실 쪽으로 고개가 돌려졌다. 거기엔 채혈을 마치고 진경제도 맞고 이제 내시경검사를 기다리는 000 님이 베드 위에 앉아계셨다. 조용하고 약간 어둑어둑한 내시경검사실 안에 별다른 표정 없이, 무심하게 검사를 기다리시는 모습이 왠지 쓸쓸해 보였다. 정말 아무 이유 없이 말이다. 그렇다고 내가 뭘 할 것도 없고 해서 그냥 접수대로 돌아와 앉았다.
⑥ 암검진 <공통 문진표>에 대하여
암검진으로 위내시경을 하든 분변잠혈검사를 하든 항목과 상관없이 작성하는 공통된 문진표가 있다. 물론 이 문진표도 내용은 전국 어디나 똑같다. 당연히 암과 관련된 질문들이다.
안녕하십니까? 신성식입니다.
아침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기도 하는 겨울 같은 가을을 가진 11월입니다.
저는 1, 2차 항암 치료를 마치고 지난 10월 31일 MRI를 찍었습니다. 경과는 아주 좋습니다. 지금은 다시 입원하여 3차 항암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12일 퇴원 예정이구요. 지겹다는 배부른 생각을 빼면 견딜 만 합니다. 이번 치료가 끝나면 4주 뒤에 CT 등 전신에 대한 검사를 하고 결과에 따라 치료 종료 여부가 결정됩니다. 예상 보다 치료가 길어졌습니다. 아시다시피 제맘대로 되지 않는 세상이니...
응원해주시는 많은 분들께 남은 치료 잘 받고 <초음파의 신>으로 다시 찾아 뵙기를 바라며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감기 조심하시구요.
11월 9일 오전, 춘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