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화  담배 끊기 2

강원도에 군부대가 많다 보니 수검자 중에 직업군인을 만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젊은 부부가 오셨다. 남편이 수면 내시경을 예약한 분인데 사복에다 머리도 그렇게 짧지 않아서 군인인 줄 몰랐다. 직업을 알게 된 건 군인이 왜 주삿바늘을 무서워하냐는 원장님 말씀 때문이었다. 긴장하셨는지 수면제를 맞을 때도 주저주저 겁을 내니 안 들어도 될 소리를 들으셨다.

 

-전 주사가 무서워요.

아니, 군인이 총알은 하나도 안 무서워하면서 왜 주삿바늘을 무서워해요?

 

수면제가 주사되고 내시경이 들어가자 수검자의 기침도 시작되었다. 내시경을 넣다가 원장님이 한마디 하신다.

 

평소에 담배를 많이 태우시나요?

-네 많이 피워요.

 

옆에서 보고 있던 보호자가 대답하신다. 수검자의 부인이다. 담배를 피우는 분은 수면 내시경 중에 기침을 계속하는 경우가 많다. 거꾸로 말하면 기침을 많이 하는 분은 천식을 빼면 어김없이 담배를 피우는 분일 정도이다.

 

담배를 한번 빨면 섬모세포는 1분 동안 활동이 정지돼요. 오래 피우면 이 섬모세포가 다 죽구요. 섬모세포는 기관지에 들어온 이물질을 바깥으로 내보내는 역할을 하는데 이게 죽으면 어떻게 되겠어요?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게 기침이거든요. 예전에 할아버지들 밤새 해소 기침하시잖아요. 담배를 끊으셔야 해요. 네?

- … …

계속되는 기침 때문에 검사가 어려웠다. 그 와중에 궤양도 발견되었다. 지켜보고 있는 부인의 심정을 오죽할까. 내시경이 끝나고 원장님이 보호자께 다시 한번 당부의 말을 전한다.

 

담배 꼭 끊으셔야 해요, 네?

- …대신 말씀 좀 해주세요. 제 말은 안 들어요.

부인의 표정에서 안타까움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걱정은 쌓이고 담배를 끊으라는 애원은 이미 잔소리가 되었을 것이다. 괜히 짜증을 내거나 말다툼을 하기도 했을 것이다.

내시경실에서 나와 쉬고 있는 부부에게 다가갔다.

 

내시경 도중에 기침을 많이 하셔서 부인 걱정이 크시네요. 담배는 어느 정도 태우세요?

-두 갑이오.

허, 정말 많이 태우시네요.

-아시겠지만 직업군인이라는 게 스트레스가 많아서… 그게 잘 안 되네요. 술을 안 해서… 그나마 담배라도 없으면…

 

부인을 생각해서라도 끊으시라고 말씀드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