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화  싫지만 하기는 해야겠고

내과에서 메시지가 왔다.

‘000님 지금 올라가시는데 위내시경을 원하심. 시간 되면 껴 넣어 주세요!’

잠시 뒤에 000님이 오셨다. 위암, 대장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검진 대상에 피검사로 간염 검사가 해당되는 분이셨다. 문 샘이 해당사항을 설명해드리고,

 

오늘 다 하고 가시겠어요?

-유방은 너무 아파서 안하고… 자궁암도 빼요. 다 늙어서 뭐. 나는 위를 보고 싶어. 위암만.

대장암 검사는 분변을 받아오시면 되는데 이것도 안 받으시겠어요?

-(고민하시다가) 하지 뭐.

피 빼는 검사가 있어요. 간암 검진인데 일단 간염 검사 후에…

-(말을 끊으시며) 피? 피 안 빼! 싫어. 절대 안 해.

이게 본임부담금은 없어서 비용은 없어요…

-안 해요. 피 안 빼고 그냥 위만 좀 보고 싶어!

그러세요, 그럼. 그럼 위랑 대장암 검진만 하실 게요. 잠시만 기다려주시겠어요?

 

000님이 앉아서 순서를 기다리시는데 문진을 도왔다. 실은 왜 피 검사를 싫어하실까 궁금하기도 했다. 문진 항목 질문에 경계를 하시는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문진을 끝내고 여쭤보았다.

 

그런데 실례지만… 피 뽑는 게 왜 싫으세요?

-내가 당뇨가 있수. 그래서 병원에만 오면 피를 뽑으라는 거야. 아주 지긋지긋해!

아, 네~~

잠시 뒤에 위내시경 차례가 되어 가스제거제를 드렸다.

 

-엥? 나 이거 안 먹어. 전에 이거 먹고 어지러워서 큰일 날 뻔 했어. 안 먹고 할래.

이거 안 드시면 내시경을 못 봐요.

-안 먹어. 안 먹는다니까.

전에는 어떻게 하셨어요?

-딴 거 먹고 이렇게 이렇게 하는 거 있잖아.

아하, 위조영술? 000님 그거는 여기서는 안 하는데… 지금 위 내시경을 하실 거에요. 이렇게 호스가 들어가서 보는 거.

-그거 말고!

죄송하지만 위장조영술을 원하시면 그걸 하는 데로 가셔야해요. 죄송합니다.

-여기선 안 된다구? 거참…

 

결국 내시경 검사를 안 받고 가셨다. 그런데 10분도 지나지 않아서 000님이 다시 오셨다.

 

-그럼 여기서 할 수 있는 건 뭐유?

 

다시 내시경 검사를 권했지만 여전히 원하지 않으셨다.

 

그럼 대장암 검사만 하시겠어요?

-그것만 해주쇼.

위장조영술을 원하시면 그게 가능한 곳에서 다 같이 하시는 게 편하지 않으시겠어요?

-어딘지도 모르겠고. 그냥 해주쇼.

네, 그럼 대장암만 해드릴게요.

 

분변통을 드리고 받아오십사 말씀드렸다.

 

이게 다에요. 결과는 받아오시면 보름 안에 우편으로 보내드려요.

- …

 

오더를 다시 넣고 수검기관 항목에 대장암을 체크했다. 문진표는 그대로 다시 사용하였다. 버려지지 않고 제몫을 해서 다행이다.

 

그 이후로도 매번 대변 검사만 하신다.

 

 

※만 50세 이상은 매년 분변잠혈검사 대상이다. 이해하기 힘들지만 이 분변잠혈검사가 바로 ‘대장암’검진이다. 분변잠혈, 즉 변에서 피가 기준히 이상으로 나와 양성판정(혈변)을 받으면 대장내시경 검사를 지원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