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은퇴

65세가 넘으면 가능한 수면내시경은 하지 않는다.

OOO(여 65세)님이 오셨다. 수면 내시경으로 예약하신 분이다. 예약시간표에는 시간과 이름만 있고 나이나 성별은 없어서 검진 당일 접수할 때가 되어서야 나이 때문에 부득이 일반내시경으로 바꾸는 경우가 간혹 생긴다. OOO님이 그랬다.

 

OOO님, 수면 내시경은 65세 이상이면 저희가 권해드리지 않습니다. 그게 위험할 수도 있어서요.

-어떤 게…?

수면을 한다는 게 잠을 자는 건데 그때 심장, 폐기능이 안정시키는, 그러니까 떨어뜨린다는 얘기죠. 그런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심장이나 폐, 호흡기에 문제가 있는 분은 더 떨어지니까 위험하겠지요? 혈압도 떨어지고… 당연히 위급한 일이 생기면 응급처치를 하는데 나이가 많을수록 회복이 잘 안 되니까 위험할 수도 있어요. 물론 확률은 낮지만요. 그래서 일반내시경으로 하시고 또 대부분 잘 참으세요. 일반으로 하시면 검사 도중에 원장님 설명도 바로바로 들으실 수 있고요.

 

솔직히 편하자고 수면으로 하는 거 아닌가! 나이 먹은 것도 서러운데 늙었다고 편한 검사도 못 받게 하다니. 그래서 이런 설명을 할 때면 ‘늙어서 안 돼요’라는 것 같아 조심스럽다. OOO님은 다행히 전에 일반으로 하셨고 참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하시니 조금이나마 죄송한 마음을 덜었다.

슬그머니 화제를 돌렸다.

 

배드민턴 하신지는 오래 되셨어요?

-한지는 얼마 안 됐어요. 한 5, 6년 되었나…

어휴 그럼 잘 치시겠네요?

-잘 못 쳐요. 그냥 좀 하는 정도. 워낙 재밌으니까.

맞아요. 정말 중독성이 있나 봐요. 제 친구도 어느 날 배드민턴 시작하더니 나중엔 레슨도 받고 거의 일주일 내내 매달리더라고요. 시합도 나가고.

-그게 재밌어요. 시합하는 게. 세대별로 시합도 있고 하니까.

배드민턴 그게 보기보다 상당히 격하던데요?

-그래서 무릎이 안 좋아졌지요. 시합 나간다고 준비하다가. 한 석 달 되었네, 그만둔 게. 한 달 정도 약 먹고. 밖에서 살살 치는 거나 해야지, 뭐.

체육관에서 하는 게 생각보다 세네요.

-참 재밌었는데. 그래서 그만뒀지요. 흐흐흐

말하자면 부상으로 선수(?) 생활이 끝나버린 것이다. 부상으로 인한 은퇴! 회복이 된다 해도 예전 같지가 않은. 힘은 점점 약해지고 아프면 회복도 늦거나 잘 안되고.

 

더 나이가 들면 이제 세상에서도 은퇴를 하라겠지?

 

내 돈 낸다 해도 원하는 수면내시경을 못 받는 OOO님도 어서 무릎이 좋아져서 ‘재밌는 배드민턴’을 다시 즐기셨으면 좋겠다.

삶에서 은퇴하기에는 아직은 멀었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