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화 5월 2일

5월 2일, 000 님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오늘은 먼저 변을 가져왔소.

예???

-다음 주에 예약했는데 변을 먼저 받아왔다고.

아~ 네.

-검진하는 날, 변을 받을지 어떨지 몰라서 나온 김에 받아왔지.

잘하셨네요. 아침 식사는 하셨나요?

-먹었지.

그럼 담 주에 내시경하실 때 어차피 금식하고 오시니까 일반검진은 그때 같이 하시고 오늘은 분변만!

- …

 

그렇게 오신 목적을 이해하고 접수를 한 다음 암문진표 작성을 도와드렸다.

 

요즘 어디 불편한 데 있으세요? 어디가 안 좋으시다든지…

-내가 말이요, 5월 2일부터 술을 끊었거든. 당뇨약을 먹어요. 근데 술도 많이 마셨어. 매일 먹다시피 했지. 아무튼 기운도 없고 그랬는데 5월 2일부터 술을 딱 끊은 거지. 요새는 그저 (일주일에) 한 석 잔이나 할까…

그니까 요즘 특히 어디가 아프시거나 뭐 그런 건 없으세요?

-5월 2일 술 끊은 다음부터는 뭐 별로. 전에는 매일 마셨다니까.

그렇게 5월 2일을 몇 번이나 강조하시고는 가셨다. 그리고 예약일, 000 님이 다시 오셨다. 접수하고 소변을 받아오시고는 지난번에 못 한 일반검진을 하신다. 나는 접수대에서 접수를 계속하고 있었고 다른 샘이 문진을 도왔다. 이제 혈압을 재기 전 문진표 작성 차례.

 

지금 현재 드시는 약 있으세요?

-내가 말이요. 5월 2일에 술을 끊었소. 전에는…

 

접수하는 와중에도 또렷하게 들리는 ‘5월 2일’, 마침 일반검진에는 음주 관련 문항도 있으니 때는 이때다 더욱 확실하게 5월 2일 전후에 대해 언급을 하셨다. 이제 내시경 차례가 되어 저 끝 내시경실로 들어가셨는데. 내시경검사 동의서와 의무기록지 작성을 위해 내과 샘이 설명을 하는 시간. 지금 따로 드시는 약은? 내시경 검사 해보셨어요? 등등 그때마다 작지만 분명하게 들리는 ‘5월 2일’.

 

000 님의 검진결과통보서를 작성하고 있는 지금, 또 생각났다. 5월 2일! 대체 000 님에게 5월 2일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으, 궁금해. 아~, 여쭤보지 못한 게 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