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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화 의사를 따라 하지는 마시고
       
부제: 근데 이 냥반들이 검진을 안 해?

24년 1월 5일 현재, 발송은 물론 청구까지 마침으로써 23년도 검진 업무를 끝냈다. 화요일, 1월 2일부터는 24년도 검진 업무가 시작되었다. 연도가 바뀌었지만 크게 달라진 건 없다. 검진수가도 고지되지 않아 아직 그대로고 오늘도 어김없이 외래 첫 검사는 독감이며 심지어 채용 검진이 늘어서 지난 연말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래도 23년도 검진 업무를 나름 빨리 끝내서 홀가분하다.

23년의 끝자락 29일, 30일에 좀 웃긴 일이 있기는 했다. 29일, 정신없이 일하다가 1내과 원장님이 일반검진을 하는 바람에 갑자기 내과와 여성의학과, 검진센터 다른 샘들은 해당 검진을 했는지 궁금했다. 특히 안 하면 과태료 대상인 직장가입자 검진! 근데 경험상 대체로 직원 샘들은 알아서 잘하신다. 문제는 1내과, 2내과, 여성의학과 세 분의 원장님, 이 냥반들이다. 다행히 1내과는 29일에 하셨지만 다른 원장님은? 예상대로 역시 ‘안 하심’이다. 얼른 이 사실을 알리고 두 분 모두 30일에, 23년의 마지막 날, 그것도 토요일, 바빠 죽겠는 날에 하셔야 했다. 29일 밤, 내일 일기 예보 눈 소식에 나는 종교는 없지만 아무튼 눈이 많이 내리기를 기원했다. 아침이 되고 눈이 없는 차갑고 메마른 길바닥 때문에 실망스러운 출근길이 되었지만.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다. 마지막 30일, 토요일인데 검진센터가 조용한 것이다. 게다가 첫 번째, 두 번째 예약자가 ‘노쇼’까지 하셨다. 이럴 땐 무조건 가만히 있어야 한다. ‘왜 안 오시지?’ 같은 건 생각도 말자. 9시 반쯤부턴가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다. 검진 마지막 날답게 한 번의 파도는 있었지만 그래도 그 정도는 뭐. 그리고 그 와중에 원장님이 검진하러 오시는 모습을 보며 온라인에서 본 인상 깊었던 글귀가 생각났다.

 

‘의사가 하는 말을 따라야지 의사가 한다고 따라 하지는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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